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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 새로운 디지털스포츠의 무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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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U.S. Open 현장에 마련된 GOLFZON 시뮬레이터 부스에 U.S. Open Championship Trophy가 전시되어 있다.

제126회 US오픈이 지난 6월 22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시네콕 힐스 골프장에서 윈덤 클락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장 곳곳에 설치된 시뮬레이터 부스에서 관람객들은 스크린 골프를 즐겼다. 언젠가 스크린 골프도 US오픈 같은 메이저 대회가 열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130여 년 역사의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미 골프존과 U.S. 시뮬레이터 오픈 개최를 논의 중이다.

보수적인 USGA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미국 내 실내 골프 인구 때문이다. 미국골프재단(NGF)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시뮬레이터 이용자 수는 810만 명으로 5년 전(360만 명) 대비 126% 폭증했다. 스크린 골프 종주국 한국(약 600만 명)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날씨와 장소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경쟁과 관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미국 골퍼들을 사로잡았다.

2026 U.S. Open 내 USGA Experience 공간에 마련된 GOLFZON 시뮬레이터 체험존 전경

술집 같은 곳에도 설치가 늘고, 골프장의 시뮬레이터 도입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USGA와 R&A(영국골프협회)는 실내 골프가 분화하지 않고 기존 골프 테두리 안에 머물기를 원한다. 또한 한국이 스크린 골프를 통해서 골프 인구를 늘린 것처럼 시뮬레이터 골프를 통해 골프 저변을 넓히고 싶어 한다. USGA는 골프존과 협의해 스크린 골프 핸디캡 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 선수들이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주도하는 시뮬레이터 골프 리그 TGL이다. 우즈·매킬로이를 비롯해 김주형·저스틴 토머스·캠 영 등 세계 랭커들이 참가한다. 여자 TGL 창설 보도도 나왔다.

TGL 덕분에 실내 골프가 떴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인과관계는 반대다. 실내 골프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에 TGL이 탄생할 수 있었다. 션 변(Seon Pyun) 골프존아메리카 대표이사는 “TGL은 스크린 골프 붐을 보고 창설됐고, 결과적으로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골프 시장이 커지면서 U.S. 시뮬레이터 오픈 개최라는 USGA의 꿈도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톱클래스 선수들은 TGL을 통해 시뮬레이터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USGA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참가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2026 U.S. Open 현장에 마련된 GOLFZON 시뮬레이터 체험 부스에서 관람객이 골프 샷을 체험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e스포츠 올림픽 무대다. IOC가 추진 중인 e스포츠 올림픽에서 가상 골프 시뮬레이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은 이제 ‘만약’이 아닌 ‘언제’의 문제다. e스포츠 올림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난으로 발을 빼면서 부침을 겪고 있지만, X스포츠가 그랬듯 미래 세대가 주목하는 e스포츠는 결국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션 변 골프존아메리카 대표이사는 “현재 e스포츠 올림픽에서 골프는 비디오 게임으로 채택돼 있다. 이를 시뮬레이터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림픽에 어떤 업체의 시뮬레이터가 선정될지는 업계 판도를 가를 중요한 문제다. 일단 미국 상업용 시뮬레이터 시장의 선발 주자는 트랙맨과 풀스윙이다. 트랙맨은 프로 선수들이 많이 쓰고, 풀스윙은 TGL 등을 통해 PGA 투어와 동맹 관계를 맺은 게 강점이다.

2026 U.S. Open 현장에 조성된 USGA Experience 외부 전경

골프존은 한국에서 이전에 없었던 스크린 골프라는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인지도 빅3에 든다. 여기에 USGA와 손잡은 건 천군만마다. 올해 US오픈과 US여자오픈의 공식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로 참여해 관중과 VIP 고객들이 메이저 대회 코스를 직접 체험했다. 골프존은 USGA와 함께 실내 골프 R&D와 표준화 과정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림픽 골프를 주관하는 IGF(국제골프연맹)의 파트너가 된 것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IGF는 국가별 투어(PGA, LPGA 등) 및 주요 골프 협회들을 산하에 두고 올림픽 참가 자격 기준을 관리한다. 골프존은 올해 세네갈에서 열리는 2026 다카르 유스 올림픽에 IGF 파트너로 참석할 예정이다.

e스포츠 올림픽 개최 후보지로 한국이나 싱가포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도 골프존엔 호재다. 64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션 플레이트’ 등 실제 필드에 육박하는 플레이어빌리티, 동시에 1만 대까지 실시간 연결하는 네트워크 플레이 기술은 미국 업계가 부러워하는 경쟁력이다.

2026년 GTOUR 3차 김홍택 선수 버디
김홍택 선수가 2026년 GTOUR 3차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골프존은 국내 G-TOUR, 미국 골프존 투어, 골프존 레드베터 주니어 투어, 중국 차이나 오픈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삼각 편대를 갖추고 있다. G-TOUR는 정통 스트로크 플레이 중심으로 자리잡아 김홍택 등 일반 투어 선수들도 출전하고 있다. 미국 투어는 북미 클럽 문화를 반영해 3인 1조 팀 경쟁 방식으로 운영되며, 네트워크 플레이 덕분에 캐나다·영국 등 영어권 국가들도 참가하고 있다.

롱게임은 스크린 부스에서, 쇼트게임은 실제 그린에서 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 “시티 골프(CITY GOLF)”는 중국에서 인기다. 총상금 2000만 위안(약 42억5000만원), 우승 상금 500만 위안(약 10억5000만원) 규모의 ‘골프존 차이나 오픈’도 열린다. 전 세계 2만 명 이상이 참여한 이 대회 결선에는 김홍택·김비오·조아연 등 KPGA·KLPGA 스타들도 대거 참가한다. 올해 말에는 미국에서 시티골프 US 챔피언십도 계획하고 있다.

투어 간 교류도 시작됐다. 지난 2월 대전 골프존조이마루에서 열린 G-TOUR 2차 대회에는 미국 투어 우승팀 “Tee Times”의 선수가 출전해 좋은 성적을 냈다. 스크린 투어 프로가 새로운 커리어 로드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해외에서도 증명된 것이다.

필드와 잔디에 머물렀던 골프 산업이 첨단 기술과 데이터, 시공간을 초월한 글로벌 대회 플랫폼을 만나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골프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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